사회 일상

멘토링의 힘, 고려인 청소년에게 배우다

요즘 들어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우리는 얼마나 서로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을까?

멘토링의 힘, 고려인 청소년에게 배우다

얼마 전 읽은 한겨레의 동포의 창 기사를 보면서 이런 고민이 더 깊어졌다.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선배들이 멘토가 되어 대학 진학을 돕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먼저 이주해 정착한 고려인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진학 정보와 경험을 나누며 길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 비슷한 배경과 어려움을 겪었기에 더 공감하고 진심으로 조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멘토링’이라는 말은 요즘 너무 흔해져서 약간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고려인 커뮤니티처럼 특정한 문화적·역사적 맥락을 공유하는 집단 안에서 이루어지는 멘토링은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같은 뿌리를 가진 선배의 말 한마디가 후배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된다. 이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정체성 형성과 사회 진출의 디딤돌이 되는 셈이다.

문제 정의: 우리 사회 멘토링의 현주소

우리 사회 곳곳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진정한 효과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형식적인 만남, 일회성 이벤트, 혹은 지식 전달에만 치우친 경우가 많다. 특히 이주민이나 다문화 배경의 청소년들에게는 ‘한국 사회 적응’이라는 큰 과제 앞에 멘토링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고려인 사례에서 보듯, 같은 배경을 가진 멘토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들은 후배가 겪는 문화적 충격, 언어 장벽, 진로의 막연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그래서 멘토링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정서적 지지’와 ‘롤모델 제시’로 이어질 수 있다.

1단계: 공감대 형성 — 같은 경험이 만드는 신뢰

멘토링의 첫걸음은 신뢰다. 고려인 선배와 후배는 ‘고려인’이라는 공통된 정체성을 공유한다. 이는 단순히 같은 국적이나 언어를 넘어, 이주와 정착의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기쁨, 그리고 디아스포라로서의 삶을 이해하는 데서 비롯된다. 선배가 “나도 그랬어”라고 말할 때 후배는 마음의 문을 연다. 이런 공감대는 어떤 매뉴얼보다 강력한 멘토링의 기반이 된다.

한 고려인 청소년의 사례를 들어보자. 카자흐스탄에서 온 10대 후반의 소녀는 한국에 온 지 2년밖에 되지 않아 한국어가 서툴렀다. 대학 진학을 꿈꿨지만, 정보가 부족해 막막했다. 그러던 중 고려인 선배 멘토를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배는 자신이 겪었던 언어 장벽과 학업 스트레스를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구체적인 공부 방법과 대학 지원 전략을 알려주었다. 그 소녀는 “선배가 나를 이해해주는 것 같아서 힘이 났다”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고, 지금은 후배들을 위한 멘토로 활동 중이다. 이런 일화는 공감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2단계: 구체적인 정보와 전략 — 현실적인 길 안내

공감만으로는 부족하다. 멘토는 후배에게 구체적인 진학 정보, 장학금 제도, 학교 선택 기준, 에세이 작성법 등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고려인 청소년들은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선배 멘토의 경험은 후배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고려인 청소년이 대학에 진학하고, 또 그들이 다시 후배를 돕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고려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멘토링을 받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약 30% 높았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멘토가 제공하는 맞춤형 정보와 전략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또한, 멘토링을 통해 학업 동기 부여와 자존감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멘토링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한다.

3단계: 네트워크 확장 — 혼자가 아닌 함께

멘토링의 궁극적인 목표는 후배가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멘토가 되어 다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고려인 멘토링 프로그램은 단순한 일대일 만남을 넘어, 커뮤니티 전체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후배들은 다양한 선배들을 만나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진로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이는 결국 고려인 사회 전체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으로 이어진다.

한 예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맥을 쌓은 고려인 청년들이 창업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선배 멘토의 조언과 네트워크 덕분에 사업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멘토링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고려인 커뮤니티 내에서 정보 공유와 협력이 활발해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성공을 넘어 공동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곁가지 이야기: 멘토링의 역효과와 극복 방안

물론 멘토링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멘토와 멘티의 성격 차이, 기대치 불일치, 또는 멘토의 과도한 간섭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고려인 청소년은 멘토가 자신의 진로를 강하게 권유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런 경우 멘토링의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체계적인 교육과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멘토는 자신의 경험을 강요하기보다 멘티의 의견을 존중하고, 선택지를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멘토링 관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조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고려인 멘토링 프로그램이 성공적인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피드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결론: 멘토링, 우리 모두의 과제

고려인 청소년 멘토링 사례를 보며, 우리 사회 전반에서 진정한 멘토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주민, 난민, 소수자 집단에게는 같은 배경의 멘토가 절실하다. 멘토링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사회 통합과 세대 간 연결의 핵심 도구다.

물론 멘토링 과정에서 법적·제도적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멘토링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이나 청소년 관련 이슈에 대비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관련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면 마약변호사 같은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멘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다시 나를 성장시킨다. 고려인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멘토링의 힘, 우리도 실천해보면 어떨까.